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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읽고

[책을 읽고] 관통당한 몸 / 크리스티나 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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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하면 흙이 튀는 폭발과 군인들이 떠오른다.

너무 순진했던 걸까?
전쟁이 일어나는 곳엔 군인들만 있는 게 아닌데.. 이 책을 읽으며 군인이 아닌 이들이 전쟁을 겪는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었다.

예전부터 전쟁에 패전국 국민들을 노예로 삼았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걸 강간과 연결 지어 생각해 보지는 못했다.

이 책은 강간에 대한 이야기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리고, 강간으로 망가진 사람들이 가해자들을 처벌하기 위해 몇 십 년을, 때로는 그들이 죽고 그 자손들이 싸우는 이야기다.

역사 시간에 사람들을 건물에 몰아넣고 산 채로 태워 죽인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난 이들이 저항했기 때문에 그런 일을 당했을 거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실상은 아무런 저항을 안 해도 적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런 일을 당하고 있었다.

가장 끔찍했던 부분은 누군가 퍼뜨린 미신 때문에 1살도 안 된 아가들이 성폭행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그 아기들은 장기까지 망가진다.

좀 자랐다고 안전한 것은 아니다. 강간으로 장기가 손상되어 소변이 새고, 변이 새는 등 평생을 후유증으로 시달려야 한다.

생각도 못할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가해자들을 심판받게 하려고 끝없이 투쟁하여 처벌했음에도 자신들이 겪은 일들이 다른 곳들에서 반복되는 것을 보며 절망하는 모습은 너무나 가슴 아팠다.

한 가지 주목할 사실은  판사 중에 여성이 있었던 재판에서만 처벌이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생물학적 한계일까? 젠더 감수성이나 문화의 문제일까?

조선시대 환향녀라며 배척당하던 일들이 지금도 여전히 일어나고 있는 나라들도 있다. 사회의 성숙도 아이들의 발달처럼 단계가 있나 보다.

"관통당한 몸"이라는 제목을 처음 봤을 때는 전쟁의 상처로 관통당한 사람들이 떠올랐다. 책을 읽다 보니 물리적인 폭력으로 관통당한 몸이 떠올랐다. 책을 덮으면서는 강간이라는 철사에 줄줄이 꿰어있는  몸들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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